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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코미술관2

지역으로의 일시적 개입 20세기 후반 이후의 유례없는 세계적 팬데믹의 발생은 지금까지 당연하다 여긴 삶의 방식들을 바꾸어놓았다. 마음만 먹으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었던 시절이 한때였듯, 모든 물리적인 이동에 조심스러운 발걸음을 뗄 수밖에 없었다.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지난 3년간의 고된 여정은 도리어 어떤 반작용으로써 새로운 방향으로 길을 열기 시작했다. 오프라인 대신의 온라인 커뮤니티가 더욱 활성화되었고, 새로운 기술과 프로그램을 시도하며 다른 대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또한 장거리 이동의 제약으로 자신의 거주지와 직장이 있는 장소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였다. 지역, 지역 공동체, 로컬리티 등에 관련한 연구와 토론의 장이 보다 활발하게 열렸고, 지역을 기존의 개념과는 다르게 접근하여 개입하려는 움직임이 여러 곳에서 포착되었다.. 2022. 12. 11.
횡단하는 말하기 모종의 배제와 억압, 폭력에 의해 타자가 발생하는 지점에서 ‘발화’는 그 직전 혹은 과정에서까지 주체 설정에 대한 혼란을 수반한다. 여기에는 그 현실에서 나는 무엇으로 명명되고 규정될 수 있으며, 그것을 직접 감각했는가와 같은 복합적이고 엄격한 물음이 요청된다. 남성/여성, 가해자/방관자/피해자, 소수자/주류 등 다양한 정체성을 겹쳐 고민하면서 궁극적인 발화 주체를 구성했을 때, 다시 그 주체는 이것을 말하기에 완전무결한 화자인가를 성찰하고 마침내 선택해야 한다. 말할 것인가/ 말하지 않을 것인가. 결국 ‘말하기’는 몸을 가진 자의 의지와 결심으로 성립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전에 ‘말할 것인가’를 판단하고 결정하는 기준, 화자 스스로 나아가 사회적으로 합의된 것처럼 작동하는 감각은 ‘말할 수 있는가’.. 2022. 7.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