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이1 서사가 스민 공간 어떤 공간이든 절대적으로 ‘빈 공간’이란 없다. 비어있을 수 없다. 현재의 소리, 향, 이미지. 온도, 사람, 물건들이 공간 안에 머물러 있다. 과거의 공간 또한 마찬가지이다. 절대적으로 기억할 순 없지만 머물러 있던 시간이 있고, 기억이라는 엄청난 것이 존재하고 줄곧 있어왔다. 공간은 사람을 의미한다고 했던가. 숨 쉬고 생각하고 실천하고 머무는 자리마다 살아온 시간과 어떠한 역사를 대하는 태도, 생각이 스며있다. 각자의 서사가 스민 공간을 캔버스에 꾹꾹 담아내는 고진이 작가의 작품에는 작가의 기억만이 아닌 작품을 보는 이로 하여금 과거의 그것을 스스로 끄집어내어 새롭게 쓰는 또 다른 서사가 그려진다. 달그락달그락 접시와 포크들이 부딪히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린다. 너나할 것 없이 쏟아낸 자신의 서사들로 .. 2020. 12. 2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