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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 주도 기계 - '공장달리기 인천' 이후 돌아보는 신체의 기계성 미국 철학자 레비 브라이언트(Levi Bryant)가 제시한 기계지향론적 존재론(machine-oriented ontology)에 의하면 우리가 '존재'라 칭할 수 있는 모든 것이 기계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들뢰즈/가타리의 머시니즘(machinism)이 놓여있다. 이것은 작동하는 모든 것이 기계(machine)라는 주장인데, 생명을 가지는 것들을 포함한다. 보다 일반적 의미에서의 기계, 우리가 평상시 기계라 부르는 바로 그 비생명체들의 작동 원리를 일컫는 메커니즘(mechanism)과는 구분하기 위해서 도입된 명칭이 바로 머시니즘이다. 이 이론은 입이나 항문이 어째서 기계인지를 예로 드는데, 어떤 유기적 흐름에 개입하여 그것을 절단하거나 채취하는 것이 곧 기계라는 정의가 따른다. 이 주장에서 반복적으로.. 2022. 7. 31.
실제보다 리얼한 : 다르덴의 영화 속 이민자의 형상들, 변화들 영화에서 타자를 재현하는 방식을 둘러싼 윤리적인 문제가 첨예하게 대두된 적이 있다. 타자를 대상화된 시선으로 재단하진 않았는지, 그렇다면 어떻게 재현해야 옳은지에 관한 논의가 이어졌다. 최근에는 타자 재현을 둘러싼 윤리적인 문제가 예전만큼 중요하게 부각되지 않는다. 타자가 올바르게 재현되어서가 아니라, 타자의 개념과 위치가 변화했기 때문이다. 오늘날 타자는 그저 타자의 얼굴을 한 자아로 흡수되거나, 집단화된 비인간이 되었다. 어떤 경우 타자는 두드러지게 좋은 얼굴로 재현된다. 의 자인은 실제 난민 소년을 캐스팅했다는 사실과는 별개로 또래 배우로서 보기 드문 카리스마를 지닌다. 에서 안티고네의 사연이 대중의 지지를 얻으면서 그의 몽타주가 복제되고 상품화되는 현상은 때로는 누군가의 불행이 좋은 얼굴을 뒷받침.. 2022. 7. 31.
미술에서의 디아스포라 : 제인 진 카이젠(Jane Jin Kaisen)작가와 작업 중심으로 정체성의 문제를 다루는 ‘디아스포라’ 담론은 대체 거대한 의미와 개념으로 이해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삶 에서 개인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끊임없는 여정으로서의 디아스포라를 살펴볼 수 있다면, 그것이 나의 삶과는 무관한 거대담론이 아니라, 매일의 일상을 살아가는 개개인의 치열한 고군분투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영화, 영상, 설치, 사진, 퍼포먼스 등 다양한 시각문법을 다루며 광범위한 리서치와 다학제간 연구, 다양한 공동체와 교류를 바탕으로 활동하는 시각예술가 제인 진 카이젠(Jane Jin Kaisen, 1980~)은 한국 제주도 출생으로 덴마크에 입양된 이후 덴마크 왕립예술학교, UCLA 에서 수학했으며, 코펜하겐에서 활동하고 있다. 2021년 개인전 《이별의 공동체》 (아트선재센터/서울), 제인 진 카이젠.. 2022. 7. 31.
인천문화예술40년사, 관행적 기념 편찬과 실천적 지역 기록화 사이에서 코로나19 여파로 문화예술 전반에서 계획 수정과 활동 정체가 반복된 지난 1년간 인천 미술계 이슈는 크고 무거웠다. 우선 2025년 건립 예정인 인천시립미술관이 소장품정책연구용역을 마쳤고, 미술관이 들어설 뮤지엄파크의 국제설계공모도 진행 중이다. 또한 2021년 “매머드급 예술시장이면서 비엔날레”를 표방하는 인천아시아아트쇼가 개최되었고, 올해는 인천국제아트쇼(인천여성미술비엔날레)·인천아트페스타(인천미술협회)와 함께 두 번째 행사 개막을 예고하고 있다. 인천시립미술관 건립과 인천아시아아트쇼 개최는 문화 균형 발전 실현을 위한 도시재생과 예술성을 겸비한 국제 아트페어의 인천 정착에 각각 목적과 기대를 두고 있다. 하지만 해당 사업은 취지와 목표 구현을 위한 주제와 방법론을 좀 더 치열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어.. 2022. 7. 31.
횡단하는 말하기 모종의 배제와 억압, 폭력에 의해 타자가 발생하는 지점에서 ‘발화’는 그 직전 혹은 과정에서까지 주체 설정에 대한 혼란을 수반한다. 여기에는 그 현실에서 나는 무엇으로 명명되고 규정될 수 있으며, 그것을 직접 감각했는가와 같은 복합적이고 엄격한 물음이 요청된다. 남성/여성, 가해자/방관자/피해자, 소수자/주류 등 다양한 정체성을 겹쳐 고민하면서 궁극적인 발화 주체를 구성했을 때, 다시 그 주체는 이것을 말하기에 완전무결한 화자인가를 성찰하고 마침내 선택해야 한다. 말할 것인가/ 말하지 않을 것인가. 결국 ‘말하기’는 몸을 가진 자의 의지와 결심으로 성립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전에 ‘말할 것인가’를 판단하고 결정하는 기준, 화자 스스로 나아가 사회적으로 합의된 것처럼 작동하는 감각은 ‘말할 수 있는가’.. 2022. 7. 31.
고려미술관, 설립자 정조문 재일조선인, 자이니치(ざいにち [在日], 일본에 살고 있는 한국인 또는 조선인을 지칭하는 말로, 자이니치의 국적은 일본의 외국인등록법에 따라 한국 또는 조선으로 표기된다.)는 최근 각광받는 드라마의 소재로 등장해 역사의 응어리로 그 존재를 드러냈다. 이들이 전후 일본 파친코 사업을 통해 일본 일대에서 자본을 형성했다는 사실은 공공연히 알려진 이야기이다. 재일조선인이란 존재가 연상시키는 역사적, 민족적 이질감과 더불어 '파친코' 라는 도박, 즉 사행산업의 자본주의 퇴폐성이 겹쳐져 묘한 이미지가 뒤섞인 채 연상되기도 한다. 조선후기, 일제강점기 그리고 한국전쟁까지, 소위 한국의 압축된 근대화라 치부된 이 역사의 상흔들은 미처 풀지 못한 실타래처럼 머물러 있다. 한국 근대사의 다양한 디아스포라(Diaspora.. 2022. 5.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