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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9

공공미술, 마을의 상처 “그 작가 나 사진 찍는다고 이렇게 저렇게 포즈 취해달라고 하고 요구도 많더니 나한테는 사진집 하나 주지 않고 한번 찾아오지도 않아. 내가 그래서 그런 것들은 안해.” “거기 센터에서 하는 거면 안 해. 귀찮게만 하고, 그 사람들 우리 이용해서 돈 벌고 그러는 거 우리 다 안다고. 그러고 우리한테는 한푼 주지도 않고.” 오래 전 모 창작센터에 입주해 인터뷰 작업을 진행할 때 듣게 된 말들이다. 물론 여기에는 마을 분들의 오해도 섞여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러한 이야기들을 통해 작가와 예술작업이 누군가를 어떻게 대상화했는지, ‘주민 참여’를 표방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와 기관의 지역주민들을 대하는 태도가 어떠한 것인지에 대해 어느 정도 상상을 해볼 수 있다. 연천 수복지구에는 필자가 몇 해.. 2021. 11. 28.
인천시립미술관과 이건희컬렉션 13년전 과 함께 비자금 스캔들로 세상에 알려진 삼성 컬렉션이 이회장 사후 기증을 통한 공공화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 컬렉션의 사회적 미술사적 의미는 전문가들이 연구하시리라 생각하고, 이건희 컬렉션을 위한 별도의 전시장을 지으라는 말 한 마디에 갑자기 여러 지자체가 갑자기 도시의 품격을 미술관으로 여기며 갖가지 당위성을 내세우는 낯뜨거운 구애러닝 가운데 인천의 웃픈 상황이 눈에 들어온다. 지난 5월 6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이건희 컬렉션을 인천에서 조성하는 인천뮤지엄파크 내의 미술관에서 소장하게 해 주세요” 라는 청원이 올라왔고 5월 29일 현재 804명 동의를 얻었다. 경인일보 5월 5일자, 인천일보 5월 6일자 기사는 해당 청원을 거론하며 이건희 컬렉션을 인천 혹은 인천 뮤지엄파크, 인천시립미술관에.. 2021. 5. 30.
인천시립미술관 소장과 지역 언론 연말 찻잔 속 태풍처럼 조용히 지나간 일이 있다. 인천 출신으로 국전 수상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고정수 작가의 작품들이 인천시립미술관 기증 추진을 했다가 실패하고 우회로 인천시에 기증된 사건에 관한 기사들을 발견했다. 흥미로운 건 시립미술관 소장 실패 후, 인천 일보의 여체 조각의 선구자 고정수 작가 작품인천 품에 안길까(2020년 12월 10일자)라는 기사가 났고, 인천시로 기증된 후 오 내 새끼들'…북극곰의 모성애를 보다 (2021년 2월 24일)와 동아일보의 문화자산 관리 갈피 못잡는 인천의 ‘초라한 자화상’(2020년 12월 30일자)가 났다는 것이다. 지역 공공 미술관이 모두 국제적이거나 현대미술의 장일 필요는 없을 수 있고 국전이라는 타이틀과 요즘 성감수성에 맞지 않는 동시대성도 넣어둘 수 있다.. 2021. 2. 28.
아는 지갑과 지역 미술 시장 작년 연말, 팬데믹으로 연기된 바젤아트페어를 인천에 유지하기 위한 대장정으로 인천 아시아 아트 쇼 기사를 확인하고 를 온라인으로 참관했다. 워낙 미술관련 인프라와 조건이 아쉬운 인천인지라 대형 아트 페어가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에 긍정적인 단계들을 차근차근 밟아 간다면 그 품은 뜻을 응원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인천 아시아 아트 쇼의 포부 계획 등을 듣다보니, 2019년 인천 해양 국제 미술 축전이 생각났다. 일주일 동안 매출 1조원, 참여 화랑이 300여개 내외에 9만여명 관람객의 바젤 아트 페어를 감당하기에 시립미술관뿐만 아니라, 작은 공사립 미술관, 갤러리, 대안 공간 그리고 지역 내 아트 페어 등의 현황과 미술 시장의 창작이나 향유에 대한 냉정한 판단은 없이 시민 참여 프로그램으로 사생대회를 언급했.. 2021. 2. 21.
<포용과 혁신의 지역문화>를 위한 생각들 2020년 코로나19와 함께,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걷던 우리의 발걸음이 결국은 뜨거운 안녕을 고하지 못하고 지루하게도 올해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코로나를 처음 만나 약간은 당황했지만 사스나 메르스처럼 곧 쉽게 이별 할 것처럼 무심한 척 하려던 그때도 코끝이 시렸던 겨울이었는데 또 다시 겨울을 맞는다. 정치, 경제, 사회뿐만 아니라 문화예술계의 수많은 ‘계획’들은 물거품이 되거나,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여 기대와 전혀 다르거나 혹은 예상과 달리 우연이라고 하기엔 필연처럼 “그래, 바로 이것이 예술이지” 뜨겁게 열광할 만한 결과들을 우리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특히 문화예술분야에 있어 정말 뜨겁게 열광해야했으나 짜게 식어버린 정부 계획 발표는 지역문화진흥 기본계획일 것이다. 지역문화진흥 기본계획은 .. 2021. 2. 21.
<점점점> 프로젝트: 지역성을 프로젝트로 하는 공간들을 일별하기 프로젝트를 이야기해보자. 처음 생긴 지원사업이라는 점에서 일단 그 지원사업의 면모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인천문화재단은 “인천의 문화생태 활성화를 위한 예술실험 지원사업”으로 캐치프레이즈를 만들었다. 공간의 힘은 공간이 지속하는 힘에서 나온다. 공간은 프로그램을 통한 공간의 정체성과 역사를 구성해나가게 된다. 공간의 축적된 데이터는 아카이브로 연장될 수 있다. 따라서 공간 자체를 “예술실험”으로 구성한 것에는 시간의 단위에 관한 언급으로 볼 수 없다. 보통의 지원사업과 마찬가지로 행정이 요구하는 결괏값과 그 납기 기한이 있는 일회성적인 의미만을 생각하게 한다. 여기서 “인천의 문화생태 활성화”는 “예술실험 지원사업”을 통한 이차적인 결과로, 그 결과를 직접적인 목표로 잡기에는 간극이 있다. 바로 이 캐치.. 2021. 2. 7.
법을 향한 예술의 투쟁: 인천의 문화예술과 문화영향평가 예술 영역에서 만들어지는 잠재력은 국가에게는 매우 매혹적인 힘이다. 때때로 국가는 예술을 자신들의 치적을 장식할 도구로 쓰고, 예술이 이끌어 내는 체제 저항의 힘은 은밀하게 제압하고자 하였다. 2016년 한국에서는 정권에 비판적인 문화예술인에 대한 블랙리스트가 발각됨으로써 정부가 문화예술을 길들이려고 하였던 정황이 드러났다. 여기에 저항하고자 문화예술계는 광장에 블랙 텐트를 세우고 예술 활동을 계속하였으며, 블랙리스트 작성과 검열에 관여한 관료에 대한 처벌과 사건에 대한 리포트 작성을 촉구하였다. 이 같은 압박은 촛불 혁명과 어우러져 대통령의 탄핵을 이끌어낸 광장의 동력 중 하나로 지목되었다. 그러나 이후 상황은 뚜렷한 변화를 보이지 못한 채 고착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창조성을 중시하는 문화예술 영역.. 2021. 1. 31.
모호한 정체의 <인천뮤지엄파크>,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할 때 인천시는 지금으로부터 약 4년 전 (2016년) 옛 동양제철화학 부지에 (가칭)에 시립미술관 건립을 포함하는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그리고 2017년 10월 기본계획과 수립 타당성 조사 용역 최종보고회를 열었다. 올해 기획재정부의 예비 타당성 조사 신청이 통과되어 국비를 지원받게 되면 착공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그런데 인천시가 발표한 (가칭)의 기능과 역할, 목적은 인천의 제8부두 중심의 도시재생 프로젝트 ‘상상플랫폼’조성 계획과 겹쳐진다. 물론 현대의 뮤지엄이 복합적인 문화공간으로 변모하고 있으며 쇠퇴한 도시의 재생을 이루어내는 문화전략임을 감안하더라도 과연 인천시가 ‘뮤지엄’의 근본적 역할을 이해하며, 지역 미술인들이 왜 시립미술관을 숙원으로 여겼는지 제대로 들여다봤는지 의구심이 든다. 국제박물관협의회.. 2021. 1. 24.
시민 참여 없는 인천 내항 재개발 사업, 이대로 괜찮은가. 2018년을 기준으로 인천에 거주한 지 10년이다. 그러나, 인천 원도심에서 바다를 가까이 볼 기회는 없었다. 인천역 바로 앞에 바다가 있지만, 바다를 보려면 자유공원까지 10-15분 정도 걸어 올라가야 한다. 높은 지대에 올라야지만 바다를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마저도, 높이 솟은 호텔 건물이 시야를 가린다. 바다와의 물리적인 거리는 가까울지 몰라도, 심리적인 거리는 상당하다. 바다를 옆에 두고도, 시민이 이를 누릴 수 없었던 이유는 그동안 내항이 일반인 출입제한 구역이었기 때문이다. 1955년부터 ‘단기 항만사업 5개년 계획’이 진행됐고, 1974년에는 1~8부두가 조성됐다. 이 때문에 일반인은 접근할 수 없는 보안 구역이 됐다. 바다는 공공재지만, 시민이 누릴 수 있는 ‘공공재’가 아니었다. 오랜 .. 2021. 1.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