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와나는같은포물선을그렸다1 조용히 움켜쥐는 힘에 대하여 어떤 사람들은 같은 이름을 받는다. 평평하지 않은 이분법의 세계에서 같은 단어로 불리는 사람들. 그 중 어떤 이들은, 스스로의 언어로 시간을 소화해 그 풍경 속으로 다른 사람들을 부른다. 기울어진 세계의 뾰족한 성을 버리고 둥근 흔적을 남긴다. 그렇게 이름을 버린 민경이 성을 떼어낸 민경의 전시를 찾았다. 버려야만 오롯해지는 이름에 대한 애정으로. 눅눅하고 화려한 인천의 거리를 지나 도착한 임시공간, 관람객을 맞이하는 것은 유리창 너머로 회색 거리를 응시하는 붉은 사진들이다. 표면이 깎여 흘러내리는 붉은 흙의 시간. 깎여나간 토양의 거칠고 불안한 단면은 햇살의 고요한 부드러움과 함께 붙잡혀 평평히 인쇄되어있다. 저항하지 못한 채 쫓겨나듯 옮겨지는 것들을 그러안는 시선 한 줌도 햇살처럼 또 흙처럼 섞였으리.. 2021. 2. 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