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진1 움직이는 숲 무얼 보여줘야 할까. 나와 같이 동시대성 없는 쓰레기들을 모아서 흐름을 회복해야 할 것인가. 다시 눈앞이 캄캄해졌다. 가정 없이 잘하고 싶다. 항상 가진 욕구불만을 차라리 내비쳐 보이고 싶다. 차라리 선입견을 이용하여 이미 세워진 것을 부수고 싶다. 쓰레기는 일상에 있다. 실제로 그렇다. 생각해보면 애초에 집이란 없었다. 몸을 누일 곳뿐 아니라, 관념이 정착할 곳도 적당히 없었다. 그래서, 그대로 비틀거렸다. 누가 잠깐 안아주면 그뿐이었다. 다시 흩어지는 것이 일상이었다. 눈을 고정할 수 없었다. 상대하는 것은 온통 흔들렸다. 그냥 '그렇구나' 했다. 남이 하지 않는 걱정을 맡아 했고, 남이 하는 걱정도 구태여 점검했다. 물론 답을 알고 싶지만, 논증하기 성가시다. 다시 판자에 올라 바들바들 떤다. 그 .. 2021. 2. 2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