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같은예술1 우실 2020년 6월 초여름이 시작될 무렵 약 400km를 달려 전라남도 신안의 증도로 향했다. 두 개의 섬을 잇는 다리를 지나는 그 일대에는 양파 수확 시기라 성인 남성 주먹만 한 양파가 밭 곳곳에 널려있었고, 우두커니 서 있는 수많은 붉은색 자루에 담긴 양파 더미의 조형미에 놀라 눈을 뗄 수 없었다. 그렇게 시작한 증도의 생활은 날마다 비현실적인 감각을 느끼며 이어졌다. 해가 지고, 물이 나고 드는 광경만으로도 많은 것들이 차올랐고, 하루가 지나가는 과정은 도시에서 느끼던 것과는 다른 생명력을 느끼게 했다. 갯벌에 나가 짱뚱어의 움직임을 바라보다 하루가 다 가기도 하고, 엽낭게가 남긴 모래 구슬을 쫓다 방향을 잃기도 했다. 연이어지는 질병에도 장마는 끊임없는 비를 퍼부었고, 태풍이 지나갔으며, 굽은 어르신.. 2021. 2. 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