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석근2 장소의 기억: 2022 부산비엔날레에서 본 디아스포라 인구와 물자의 이동이 용이한 지리적 위치에 있는 지역, 특히 항구를 끼고 있는 도시들은 다양한 사람들과 다채로운 일들이 한데 어울려 많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한반도는 근대로 접어들어 의지와 상관없이 외부세계를 받아들이고 외부세계로 나아가게 되었고, 그렇게 시작된 디아스포라의 역사는 개항과 함께 시작되었다. 1876년 강화도조약으로 최초의 개항장이 된 부산은 일제강점기, 근대화, 해방과 한국전쟁, 산업화를 거치면서 많은 이들을 받아들이고 떠나 보내며 시간의 축적과 함께 디아스포라의 범위와 해석을 확장해왔다. 물리적 이동으로부터 시작되는 디아스포라는 장소를 통해 사람들과 연계하고 상황들을 마주한다. 2022 부산비엔날레는 부산이 겪어 온 역사적 장소에 기반에 두고 이주, 노동과 여성, 도시 생태계, 기술.. 2022. 12. 11. 폐허 속 사물이 이야기하는 것 인천 ‘옹노(擁老)’에서 열린 오석근 작가의 쇼케이스 ‘인천’은, 근작인 ‘인천’을 찍은 시리즈 외에도 그의 지난 작업들 일부와 그에 대한 비평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그중 16장의 ‘인천’ 시리즈만을 초점화해 살펴보고자 한다. ‘인천’의 연작에서, 포스터에도 나온, 보랏빛의 폐허로 남은 산업 현장과 그 뒤로 신기루처럼 서 있는 번쩍거리는 아파트를 함께 찍은 사진을 제하면, 대부분의 사진은 미시적이고 해부학적 시선으로 인천의 재개발 현장의 버려진 사물들과 건물 일부분들, 바닥의 표면들과 같이 사물의 특정 단면을 포착하고 있다. 세로가 월등히 긴 프레임의 사진은 표면의 절단 효과를 강조하는데, 세계의 표면을 위로 세워 불안정한 시선의 안착을 형성하거나 빗장을 완전히 열지 않은 듯한 폐쇄된 공간감을 불러일으.. 2021. 1. 1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