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EPGREENSIDEWEARE1 풀잎들 그건 평소보다 흥겹고 들뜬 분위기의 광장무였다. 광장에 걸린 그녀의 그림 주위로 붉고 푸른 조명이 비치자 하나둘 춤을 추러 사람들이 모여들었다고 한다. 예상했던 시간보다 더 오래 사람들은 떠나지 않았다. 통제 불가능한 춤바람, 도무지 멈추어지지 않는 몸짓들 속에서 그녀는 스산한 온기를 느낀다. 간격을 두고 기댄 듯, 포개어진 듯, 휘청이는 듯, 휩쓸리는 듯, 흔들리는 사람들. 그것은 함께 있다고 따뜻해지지 않는다는 걸 이미 알면서도 서로에게 기대는 몸짓이자, 이 모든 것이 끝난 후 다시 혼자가 되는 시간을 예비하는 느린 몸짓이었다. 지난해 9월에서 12월 사이, 여름에서 겨울까지 중국 충칭의 황저우핑 지역에 머물게 된 이경희 작가는 이미 예상했지만 그럼에도 견디기 힘들었던 깊은 외로움과 단절의 시간을 마.. 2021. 2. 2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