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자1 김금자와 범진용, 모자의 ‘성북동’ 혼자서 하기 힘든 것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마음을 정리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것은 어떤 상태를 제거하는 것이 아닌, 그 상태로 정지시켜 고이 묶어두는 행위이다. 이것은 평안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범진용 작가의 아버지는 얼마 전 세상을 떠나셨다. 그리고 작가의 말을 빌리면, 작가의 어머니는 ‘아마도 그 생각을 떨쳐내기 위해서’ ‘집안 이곳저곳을 쓸고 닦으시며 바쁘시다.’ 그는 이런 어머니께 ‘그 흔한 영양제 대신 미술용품’을 내밀며 그림을 그려보시라고 말씀 드렸다. 작가는 그의 방식으로 어머니를 전시장에서 위로하고자 했다. 한편으로는 작가 자신을 위로하는 방법이기도 했을 것이다. 이렇게 이 전시는 작가와 어머니의 ‘성북동’ 그림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는 것이 낯선 어머니는 어릴 적 누구나 경험해 본.. 2020. 12. 1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