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석1 낱낱의 언어, 각자의 공동체를 찾아서 ‘되다 만 듯한’ 인테리어가 유행인 시대다. 공사 중인 것 같은데 영업하고 있는 카페라고 해서 놀란 적도 많다. 이게 다 인스타 ‘갬성’이라니 최신 유행을 따라가기에 벅찬 요즘, 빈 집을 전시공간으로 활용했다는 전시 소식을 듣고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전시장을 찾았다. 대학가 먹자골목에서 딱 한 뼘만 들어가면 나타나는 주택 2층, 전시장은 의외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감나무의 감이 무르익고 있는 가을 기운이 가득한 집, 아니 전시장은 썰렁한 기운이 감돌았다. 사람의 온기가 사라진 공간이 얼마나 빨리 황폐화되는지, 그 속도는 놀라울 정도다. 사람이 산 지 제법 시간이 지나보이는 대학가 근처 평범한 주택은 잠시나마 작품들의 온기로 생명을 연장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빈집을 주제로 미술활동을 하는 정미타 작.. 2021. 1. 3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