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진1 횡단하는 말하기 모종의 배제와 억압, 폭력에 의해 타자가 발생하는 지점에서 ‘발화’는 그 직전 혹은 과정에서까지 주체 설정에 대한 혼란을 수반한다. 여기에는 그 현실에서 나는 무엇으로 명명되고 규정될 수 있으며, 그것을 직접 감각했는가와 같은 복합적이고 엄격한 물음이 요청된다. 남성/여성, 가해자/방관자/피해자, 소수자/주류 등 다양한 정체성을 겹쳐 고민하면서 궁극적인 발화 주체를 구성했을 때, 다시 그 주체는 이것을 말하기에 완전무결한 화자인가를 성찰하고 마침내 선택해야 한다. 말할 것인가/ 말하지 않을 것인가. 결국 ‘말하기’는 몸을 가진 자의 의지와 결심으로 성립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전에 ‘말할 것인가’를 판단하고 결정하는 기준, 화자 스스로 나아가 사회적으로 합의된 것처럼 작동하는 감각은 ‘말할 수 있는가’.. 2022. 7. 3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