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안태정 대표님(컴퍼니안)의 왕성한 문화예술 활동과 기획이 흥미롭습니다. 서울과 다른 지역 활동도 매우 흥미가 있지만, 특히 일회성으로 멈추지 않고 인천에서 역사와 지역의 의미 있는 관통하는 프로젝트를 연속적으로 선보여 주셔서 동무비평 삼사에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Q. 안대표님이 하셨던 문화예술 관련 프로젝트와 함께, 문화기획자 안태정을 소개해 주시겠어요?
A.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홍보책임을 거쳐 현재 문화예술기획사 컴퍼니안(Company AHN)의 디렉터로써 공예와 한복 등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전시, 투어, 행사 등 프로젝트를 기획·홍보하고 있으며, 정부 기관 홍보 자문 및 심사, 강의하고 문화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전시로는 서울 한남동 카인드에서 16인의 공예가와 함께 한 공예 쇼케이스 Pop-project <혼.수>展과 시대(과거와 현재), 물성(서로 다른 소재와 소재), 사람(작가와 작가), 공간(과거와 현재의 공간) 등 네 가지의 이어짐을 주제로 <잇다.있다>展을 인천에 소재한 근대건축물 잇다스페이스에서 선보였습니다. 최근으로는 서울 돈의문 박물관 마을에서 ‘돈의문이 열려있다’ 연계 전시로 <한복, 시대를 이야기하다 : 엄마의 엄마, 딸의 딸>展을 기획했습니다. 기업 문화 마케팅의 일환으로는 이마트 24의 요청으로 2018년 5월, 6월, 이마트 24 삼청동점 앞마당에서 공예 프리마켓인 <봄봄공예상점>과 한복진흥센터와 함께한 한복 프리마켓인 <하하한복상점>을 기획했습니다. 이를 통해 공예·한복문화가 대중에게 가깝게 다가가고, 공예작가와 한복업체의 판로를 지원하여 산업 활성화를 도모하며, 나아가 우수 공예 신진작가와 한복 업체를 선정하여 유통 플랫폼을 확장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하였습니다. <공예주간(Craft Week)>의 주요 스팟 유치 및 프로그램 컨설팅, 정부기관 홍보마케팅 컨설팅·기획, 포시즌스 호텔 서울 공예·한복 전시 기획 및 유통, YWCA 씽크잡스 <2018 드림쉽콘서트> 총괄 기획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Q. 사실 저도 안대표님을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사업을 통해 뵈었지만, 공예와 문화예술기획을 넘나들기도 하고 가로지르며 다양한 활동을 하신 것 같아요. 이번 인천 개항장 식문화 탐방 <잇다.걷다>도 삶의 이야기를 담은 멋진 행사 같습니다.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진행하시면서 생겼던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도 함께 소개해 주세요.
A. 복합문화공간인 문화역서울 284(구 서울역사)를 홍보팀장으로 개관하면서 근대건축물에 매료됐고, 이후 필드에 나와 근대건축물에서 전시를 기획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다짐이 이어져 2017년 인천 중구에 있는 잇다 스페이스에서 선보일 <잇다.있다>展을 기획하면서 서울이나 다른 지역으로부터 전시장을 방문하는 관람객들은 왕복 시간이 길어 하루를 빼야 하는 걸 생각하니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고, 어떻게 마음을 전할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에 감사한 마음을 담아 하루의 선물을 선사하고자 하는 취지로 바다도시 인천 개항장 식문화 탐방 <잇다.걷다: 시대를 잇다, 인천을 걷다>를 기획했습니다. <잇다.걷다>는 인천골목문화지킴이 대표 이성진선생님과 서울가스트로투어 대표인 강태안 식문화관광전문가가 저의 기획에 뜻을 모아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여름을 함께 보내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참가자는 근대를 이어 현재까지 축적된 역사의 흔적을 찾아 개항장의 역사문화 현장을 걸으면서 보고, 듣고, 느끼며, 그 안에서 만들어진 인천 음식을 직접 맛보는 시간을 체험했습니다. 인천역을 출발하여 올림푸스 호텔 야외 전망대에서 인천 전경을 한눈에 담은 후, 차이나타운을 거쳐 신포국제시장, 신흥동, 싸리재를 걸으면서 재미나고 해박한 역사 문화 해설은 물론 관련 박물관과 갤러리 등을 방문하고, <잇다.있다>展을 전시한 잇다 스페이스에서 끝을 맺었습니다.
총 7회가 진행되는 동안 오히려 현지인보다 다른 곳에서 오신 분들이 관심을 두고 참가하였고, 골목을 누비며 인천의 이야기와 역사적 잔재로 문화적 가치를 깨닫고 숨겨진 매력을 즐겁게 알게 되어 뜻깊은 시간이었기에 감사하다는 평을 들었습니다. 길거리에서 닭강정, 공갈빵, 왕만두 등을 먹으며 관련된 유례나 역사 이야기를 모여서 듣다 보면, 무슨 일인지 궁금해서 여쭤보는 사람들이 종종 있었습니다. 어떤 날엔 가는 한참 걷는 와중에 인천을 관광 중인 젊은 부부가 궁금해서 엿보며 따라오다가 함께할 수 있게 해달라는 부탁으로 마지막까지 같이 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Q. 사실 서울이나 다른 지역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시는데 연속성 있는 프로젝트를 인천에서 계속하시는 것 같아요, 인천이라는 지역성을 직접 경험하고 먹고 즐기면서 섬세하게 살펴보려는 프로젝트라서 더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인천에서 특별히 활동을 하시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A. 이전 정부 기관에 있을 때부터 지역 활성화를 위한 프로젝트 기획 및 자문, 답사하면서, 다른 지역에 비해 인천에서의 활동성 온도가 낮게 느껴지고 지역적 특성이 한계가 된듯하여 문화적 환경 분석과 함께 기획과 홍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근무했던 터전을 뒤로하고 2015년 7월 1일 서울에서 본가인 인천으로 오면서 주변의 요청도 있었고 인천에서 전시를 기획하고 프로젝트를 자문하면서 관심도가 높아졌습니다. 앞서 고향이 인천인 이유도 있을 거라 봅니다. 인천의 전문가와 함께 곳곳을 답사할수록 더욱더 인천이 가진 지리적 문화적 역사적 가치가 건강하게 보존되고 활용되기를 바라는 소망이 더해지고, 이면에는 아쉬움도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인천에서 태어난 나조차 너무나 몰랐던 미안함에, 인천을 제대로 그리고 재밌게 알리는 시발점으로 삼아보고자 전시 <잇다.있다>와 식문화 투어 <잇다.걷다>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연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인 식문화 투어 <잇다.걷다>는 2017년 9월 인천 개항장 <잇다.걷다: 시대를 잇다, 인천을 걷다>를 이어, 참가해주신 분들께 약속드린 만석동을 선보이기 위해 인천 골목대장인 이성진 선생님과 함께 2018년 12월 1일 <잇다.걷다 2: 시대를 잇다, 인천을 걷다>를 진행했습니다. 만석동의 북성포구·굴막·삼미사 보세창고 바다를 보며 항구도시로서의 과거와 현재의 인천을 보고, 동일방직·조일양조·삼화제분·아카사키촌·괭이부리말··조선기계제작소 등 근대산업유산을 답사하고 2001년에 개봉한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 촬영지를 걸으며 그 시대상을 환기함으로써 인천의 또 다른 면모를 경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서울가스트로투어 강태안대표와 함께 연말 송년 파티로 <잇다.걷다 3: 시대를 잇다, 중림동을 걷다>를 기획하였습니다.
2018년 12월 31일, 소설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의 배경이자 예로부터 오래된 맛집이 많기로 유명한 동네인 중림동을 걷고 먹고 마시고, 서울로 7017과 남대문 시장을 지나 섣달그믐에 남은 음식을 모두 모아서 즐겼다는 비빔밥의 기원이 된 골동반(骨董飯) 파티로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앞으로 <잇다.걷다>는 인천은 물론 다른 지역에서도 계속 이어질 예정입니다.
Q. 안대표님의 고향이 인천이기도 하시고 인천의 전문가들과도 네트워크를 가지고 계신데요, 앞으로 인천에서 계속하고 싶은 프로젝트나 다른 사업이 있으신지요?
A. <잇다.걷다: 시대를 잇다. 인천을 걷다>는 앞으로 계속 추진하고자 합니다. 인천에서 시행된 프로젝트를 보고 다른 지역으로부터의 요청이 이어지고 있어 보람과 함께 힘이 납니다. <혼.수>展이나 <잇다.있다>展도 시리즈로 선보여 공예와 한복 문화를 시민들과 공유하고 소통하는 자리로 만들고 싶습니다. 지역적으로 편차가 심해 취약한 곳도 많으나, 그것이 숨겨진 콘텐츠임을 알고 있습니다. 인천의 문화예술 환경 분석을 통해 진단하고, 과거와 현재를 잇는 문화적 자산을 발굴·기획, 홍보로 현재를 재밌고 유익하게 하고 미래에 남겨줄 수 있는 건강한 잔치를 벌이고 싶습니다. [ ]
임종은
* 원고는 2018년 인터뷰를 기반으로 하며, 이미지는 필자가 제공하여 사용 허가를 받고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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