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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옥2

소리와 이미지의 공간 부평에서 서구로 이동하자 낯선 풍경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공장에 고물상까지 모여있는 이런 지역에 전시장이 있긴 한 걸까 의구심이 들기 시작하고, 커다란 공장들과 아무도 없는 휴일, 공단 지역을 스쳐 지나가다가 드디어 도착한 코스모 40. 1968년 설립된 코스모화학 폐공장을 철거 직전 인수한 공동대표들이 복합문화공간으로 바꿔냈다고 한다. 기존 코스모화학의 45개 공장 건물 중 44곳은 철거됐고, 40번째 정제 시설이었던 건물을 리모델링한 곳이 바로 이곳이다. 거대한 철문이 양쪽으로 갈라지자 퉁명스럽게 내밀었던 아이의 입이 헤벌쭉 벌어지며 “우와~”하는 탄성이 나온다. 사실 아이는 삐쳐있었다. 엄마가 시원하고 달콤한 것을 사준다고 해서 따라나섰는데 자신이 알던 ‘그 카페’가 아니었다. 철제 콘크리트.. 2021. 1. 17.
다수의 시간과 사건, 여기 인천아트플랫폼 유치원생인 막내가 ‘BTS’의 노래를 틀어달라고 한다. 방탄소년단 춤을 배웠는데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다. 온 가족이 기대에 차서 막내를 보기 시작했는데 두 마디를 꼼지락거리더니 차렷 자세로 멈추어 선다. 왜 멈추는지 묻자 오늘은 여기까지 배웠단다. 아이들은 9월부터 송년 발표회를 위한 공연을 준비한다. 부모님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어려운 동작도 열심히 따라 했을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단풍이 들었다 낙엽이 돼 바닥에 뒹굴고 첫눈이 내리는 시간만큼 아이의 춤 실력은 쌓였다. 두 마디에서 한 곡 전체를 출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2019 레시던시 입주작가 결과보고전 이 열리는 인천아트플랫폼으로 향하던 날, 유치원에서 배운 데까지 가족에게 보여주던 막내의 얼굴과 칭찬을 잔뜩 기대하던 자신만만한.. 2020. 12.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