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운드테이블2 횡단하는 말하기 모종의 배제와 억압, 폭력에 의해 타자가 발생하는 지점에서 ‘발화’는 그 직전 혹은 과정에서까지 주체 설정에 대한 혼란을 수반한다. 여기에는 그 현실에서 나는 무엇으로 명명되고 규정될 수 있으며, 그것을 직접 감각했는가와 같은 복합적이고 엄격한 물음이 요청된다. 남성/여성, 가해자/방관자/피해자, 소수자/주류 등 다양한 정체성을 겹쳐 고민하면서 궁극적인 발화 주체를 구성했을 때, 다시 그 주체는 이것을 말하기에 완전무결한 화자인가를 성찰하고 마침내 선택해야 한다. 말할 것인가/ 말하지 않을 것인가. 결국 ‘말하기’는 몸을 가진 자의 의지와 결심으로 성립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전에 ‘말할 것인가’를 판단하고 결정하는 기준, 화자 스스로 나아가 사회적으로 합의된 것처럼 작동하는 감각은 ‘말할 수 있는가’.. 2022. 7. 31. 나투라 나투란스 오픈랩 2018년 인천문화재단의 ‘유망예술지원'을 받아 이루어진 ‘나투라 나투란스 오픈랩' 의 일환으로 지난 12월 17일 강연과 토론을 포함한 소규모의 라운드테이블을 열었다. ‘나투라 나투란스’는 스피노자가 말하는 '소산자연(natura naturata)'과 '능산자연(natura naturans)' 개념에서 따온 말로, 여기에서는 내가 2017년부터 진행한 정원과 분재, 수석을 모티브로 자연과 인간, 기술과 예술 사이 상호관계와 시적 욕망을 탐구하고자 하는 일련의 작업 프로세스를 지칭하는, 프로젝트의 제목이다. 인간/자연 이분법에 대한 의심에서 출발하여 이전부터 관심을 가져온 바이오아트, 포스트휴먼 등의 주제들, 인간과 비인간을 포함한 타자와의 관계, 그리고 비슷한 시기 목격하게 된 예술에서의 윤리적 갈등 .. 2020. 12. 1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