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나래2 공공미술, 마을의 상처 “그 작가 나 사진 찍는다고 이렇게 저렇게 포즈 취해달라고 하고 요구도 많더니 나한테는 사진집 하나 주지 않고 한번 찾아오지도 않아. 내가 그래서 그런 것들은 안해.” “거기 센터에서 하는 거면 안 해. 귀찮게만 하고, 그 사람들 우리 이용해서 돈 벌고 그러는 거 우리 다 안다고. 그러고 우리한테는 한푼 주지도 않고.” 오래 전 모 창작센터에 입주해 인터뷰 작업을 진행할 때 듣게 된 말들이다. 물론 여기에는 마을 분들의 오해도 섞여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러한 이야기들을 통해 작가와 예술작업이 누군가를 어떻게 대상화했는지, ‘주민 참여’를 표방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와 기관의 지역주민들을 대하는 태도가 어떠한 것인지에 대해 어느 정도 상상을 해볼 수 있다. 연천 수복지구에는 필자가 몇 해.. 2021. 11. 28. 나투라 나투란스 오픈랩 2018년 인천문화재단의 ‘유망예술지원'을 받아 이루어진 ‘나투라 나투란스 오픈랩' 의 일환으로 지난 12월 17일 강연과 토론을 포함한 소규모의 라운드테이블을 열었다. ‘나투라 나투란스’는 스피노자가 말하는 '소산자연(natura naturata)'과 '능산자연(natura naturans)' 개념에서 따온 말로, 여기에서는 내가 2017년부터 진행한 정원과 분재, 수석을 모티브로 자연과 인간, 기술과 예술 사이 상호관계와 시적 욕망을 탐구하고자 하는 일련의 작업 프로세스를 지칭하는, 프로젝트의 제목이다. 인간/자연 이분법에 대한 의심에서 출발하여 이전부터 관심을 가져온 바이오아트, 포스트휴먼 등의 주제들, 인간과 비인간을 포함한 타자와의 관계, 그리고 비슷한 시기 목격하게 된 예술에서의 윤리적 갈등 .. 2020. 12. 1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