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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밍버드3

낱낱의 언어, 각자의 공동체를 찾아서 ‘되다 만 듯한’ 인테리어가 유행인 시대다. 공사 중인 것 같은데 영업하고 있는 카페라고 해서 놀란 적도 많다. 이게 다 인스타 ‘갬성’이라니 최신 유행을 따라가기에 벅찬 요즘, 빈 집을 전시공간으로 활용했다는 전시 소식을 듣고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전시장을 찾았다. 대학가 먹자골목에서 딱 한 뼘만 들어가면 나타나는 주택 2층, 전시장은 의외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감나무의 감이 무르익고 있는 가을 기운이 가득한 집, 아니 전시장은 썰렁한 기운이 감돌았다. 사람의 온기가 사라진 공간이 얼마나 빨리 황폐화되는지, 그 속도는 놀라울 정도다. 사람이 산 지 제법 시간이 지나보이는 대학가 근처 평범한 주택은 잠시나마 작품들의 온기로 생명을 연장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빈집을 주제로 미술활동을 하는 정미타 작.. 2021. 1. 31.
목욕하러 갈까요? 송도를 지나가던 길, 전시 제목과 포스터가 눈에 들어온다. 전시 주제가 목욕이라니? 어떤 전시일지 궁금해하다가 짬을 내어 송도 트라이보울 옆 인천도시역사관(인천시립박물관 분관) 전시장을 찾았다. 알고 찾아갔는데도 막상 안쪽에는 별다른 안내가 보이지 않아 2층 전시장까지 가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2층에 위치한 전시장에 도착하자 친근한 목욕탕 굴뚝이 가장 먼저 관람객을 맞는다. 전시는 목욕탕과 목욕문화를 주제로 근대에 등장한 목욕탕이 찜질방으로까지 이어지는 과정과 그 속에서 만들어진 목욕문화를 살핀다. 탈의실, 욕탕, 휴게실로 구성된 전시실을 걷다보면 일제 강점기부터 현재까지의 목욕 문화를 일별하게 된다. ‘목욕’이라는 주제는 친근하지만, 전시장에서 만나기 쉽지 않은 주제의 특성상 처음 접하는 정보가 많다.. 2021. 1. 17.
어쩌면, 모두의 고양이 역세권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한적한 구도심 주택가, 오가는 사람 없이 텅 빈 광장을 품고 쇠락해버린 재래시장 창고 건물 한 켠에서 전시가 열리고 있다. 안쪽을 드러낸 빈 건물 사이를 뚫고 지나다니는 바람이 을씨년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하는 초겨울, ‘냥들의 친목 두 번째 이야기, 수봉냥이들’ 전시는 이곳을 따뜻하게 만들고 있는 중이다. ‘냥들의 친목, 두 번째 이야기’전은 봄(3.18~4.20)에 배다리 조흥상회 2층 생활사 전시장에서 진행됐던 ‘냥들의 친목’ 전시(참여작가 비니, 이니, 웅이, 지니, 청산별곡, 쿠로, 하미)의 2탄 격이다. 냥들의 친목은 냥이와 멍이의 집사로 살아가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나누는 소소한 친목모임으로, 전시에 참여한 7명 모두 집사들이다. 첫 번째 전시가 집사들이 반려.. 2021. 1.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