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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미술5

공공미술, 마을의 상처 “그 작가 나 사진 찍는다고 이렇게 저렇게 포즈 취해달라고 하고 요구도 많더니 나한테는 사진집 하나 주지 않고 한번 찾아오지도 않아. 내가 그래서 그런 것들은 안해.” “거기 센터에서 하는 거면 안 해. 귀찮게만 하고, 그 사람들 우리 이용해서 돈 벌고 그러는 거 우리 다 안다고. 그러고 우리한테는 한푼 주지도 않고.” 오래 전 모 창작센터에 입주해 인터뷰 작업을 진행할 때 듣게 된 말들이다. 물론 여기에는 마을 분들의 오해도 섞여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러한 이야기들을 통해 작가와 예술작업이 누군가를 어떻게 대상화했는지, ‘주민 참여’를 표방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와 기관의 지역주민들을 대하는 태도가 어떠한 것인지에 대해 어느 정도 상상을 해볼 수 있다. 연천 수복지구에는 필자가 몇 해.. 2021. 11. 28.
우리동네 미술의 무난한 내일을 지난해 여름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한 공공미술 프로젝트 ‘우리동네 미술’에 모인 우리동네는 모두 228곳이다. 228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강원도의 18개 시와 군이 모두 포함됐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수가 총 240개니, 228곳 가운데 강원도 기초단체가 모두 포함된 게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강원도 내 사업 현장은 거리 담장과 건물 외벽, 문화예술회관 또는 전통시장과 그 주변, 기차 역사나 바닷가 백사장 등 대개 ‘공공미술’ 하면 으레 소환되는 곳들이다( 참고). 우중충하다는 이유로 지역 출신 예술인의 얼굴 그림이 덧입혀지고, 지나는 사람이 제법 많다는 이유로 기념비적인 조형물이 보태졌다. 명품이 사치품의 다른 이름으로 종종 읽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몇 지자체가 내세운 ‘명품거리’(동해시), ‘명품도시.. 2021. 8. 29.
뉴딜하라! 문화제조창씨C 2020 공공미술 프로젝트 ‘우리동네 미술’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로 했던 전국적인 예술가와 함께하는 뉴딜 사업으로 작년 하반기 예술계를 뜨겁게 달궜던 프로젝트였다. 서울의 경우 수백 건의 공공미술 아이디어에 기금을 뿌려댔고 거기서 걸러진 제각각의 프로젝트는 실제 전문가의 컨설팅을 바탕으로 실현할 수 있는 여건을 테스팅했다. 이에 비해 지자체로 내려간 뭉치 돈의 기금은 우리동네에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쓰였고 어떻게 제작되었는지 관심 있는 몇몇 예술가들 제외하고 대부분 알 수 없었으며 그 진행과 홍보사례들은 문체부, 아트누리, 퍼블릭아트 홈페이지 등 한두 개의 공모사항을 제외하곤 각 시도 홈페이지 어디에도 운영사항이 나와 있지 않다. 이에 더 들어가 필자가 들여다본 청주시도 마찬가지. 사업을 주관한 청주시.. 2021. 8. 29.
우리동네 미술 찾기의 수고로움과 읽기의 괴로움 지난 8월 1일 인천시는 2020년 공공미술 프로젝트였던 ‘우리동네 미술’ 프로젝트가 10개 군구별 20개 팀과 383명이 참여해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예술가들에겐 일자리를, 심리적 정서적으로 지친 시민들에겐 위안과 향유 기회를 제공했다며 보도 자료를 냈다. 지역 매체들은 해당 보도자료를 거의 가져다 쓴 기사로 ‘성료’라는 제목을 달았다. 총 4,152백만원을 공공미술 사업비로 사용한 설치형, 공간조성 및 전시형, 프로그램형, 기록형으로 했다는 그 사업들 찾아보기로 한다. 보도자료 뒷부분에 공공미술 프로젝트 현황을 붙였다고 하니 의외로 쉽게 확인 하겠는걸 했지만, 어디에도 없다. 낚인 걸까. 중구는 37인 선정해 신포동과 연안동, 운서동 일원에 청동부조작품 13점, 화강석 글판 8점, 벽화 .. 2021. 8. 29.
공공미술의 시계를 십여 년 전으로 돌려버린 ‘우리동네 미술’ 작년 하반기쯤이다. COVID-19로 힘든 예술인들을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공공미술프로젝트가 전국에서 펼쳐지기 시작했다. 미술계에서는 평소 볼 수 없던 대규모 지원사업이라 이 거대한 흐름을 관심 있게 지켜봤다. 전국 기초자치단체 228개소에 4억씩 일괄 지원하는 이 사업은 총 948억이라는 예산이 투여되었다. 기존 가장 규모가 컸던 마을미술프로젝트가 2009년 전국 21개소에서 시행되었던 것을 생각하면 이는 매우 이례적이고 파격적인 일이었다. 미술계에 이렇게 큰 예산이 투여되었으니 반가운 일이어야 하는데, 이 사업은 시작과 함께 미술계 내부에서부터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전국 기초자치단체의 인구나 수요를 생각하지 않고 일괄 4억씩 지원하는 방식부터 문제가 되었다. 더군다나 공공미술프로젝트의 특성상 설계와 .. 2021. 7.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