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연말, 팬데믹으로 연기된 바젤아트페어를 인천에 유지하기 위한 대장정으로 인천 아시아 아트 쇼 기사를 확인하고 <바젤 유치를 위한 인천아시아아트쇼 설립과 행사에 관한 세미나>를 온라인으로 참관했다. 워낙 미술관련 인프라와 조건이 아쉬운 인천인지라 대형 아트 페어가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에 긍정적인 단계들을 차근차근 밟아 간다면 그 품은 뜻을 응원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인천 아시아 아트 쇼의 포부 계획 등을 듣다보니, 2019년 인천 해양 국제 미술 축전이 생각났다. 일주일 동안 매출 1조원, 참여 화랑이 300여개 내외에 9만여명 관람객의 바젤 아트 페어를 감당하기에 시립미술관뿐만 아니라, 작은 공사립 미술관, 갤러리, 대안 공간 그리고 지역 내 아트 페어 등의 현황과 미술 시장의 창작이나 향유에 대한 냉정한 판단은 없이 시민 참여 프로그램으로 사생대회를 언급했다.
어느 자리에서 지역에 꾸준한 미술 시장에 관한 시도가 아쉽다는 말에 누군가는 지역에서는 아트 페어를 아는 지갑에 의존하는 터라, 지갑이 좀 채워질 때를 기다려해야 하는 터라 매년 페어를 해서 성과를 내기 어렵다 말한 적이 있다. 그러고 보니, 없을 것만 같은 지역 미술 시장에서도 여기저기에서 확인하는 작품 판매의 현장은 아는 관계의 일차 시장과 과잉 기획 의도를 가진 아트 페어에 공공 자금이 투입된 일회성 행사가 눈에 띈다. 물론 잠재 콜렉터의 발굴과 시장을 만들어 가는 게 지난한 과정과 노력을 요구하고 지역 화폐처럼 아는 지갑에서 만들어지는 유통도 나름 의미가 있을순 있다.
2019년 인천 해양 국제 미술 축전에서 진행한 인천국제아트페어는 송도컨벤시아 홀을 다 채우지 못하고, 협회 회원 전시와 공모전이 뒤섞여 있었고, 지역 청년 작가 전시는 지역 작가 비율 안배처럼 형식적이었다. 마지막 날까지 포장도 제대로 떼지 못한 작품이 걸려있던 2019 인천국제아트페어에서 "평화의 서해 서막전"이라는 거대한 플랭카드는 공허했다. 2018년 아트 플랫폼 페어는 인천 아트 플랫폼이 공공 영역에서 아트 마켓을 시도하고자 외부 단체와 진행했지만, 협력 갤러리 대표가 본인의 개인전을 하고 참여 작가들의 전시 리플렛에 아트 플랫폼 마켓의 취지나 관람객과 잠재 소장자를 위한 정보보단 의례적인 개인전 소개로 채웠고, 아무런 문제없이(?) 행사는 끝났다.
누군가는 미술 작품을 사고 파는 것이 지금 지역 문화에서 신자유주의적이고 시대 착오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작가들이 공공 기금으로 활동과 생존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고, 국가나 지자체 공공 자본과 제도로 집중된 기형적인 생태계를 생각한다면 여러 다양성의 하나로 여전히 그 의미는 작지 않다. 문제는 다양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그나마 만들고 유지하고 가는 아트 페어에 대해 좀 더 냉정한 분석과 생산적인 공론이 없다는 것이다.
팬더믹 이후, 예술인 복지에 관한 많은 문제 의식과 크고 작은 지원 사업들 속에서, 여전히 예술가를 불쌍한 구제의 대상이나 하고 싶은 데로 사는 자유인으로 여겨지거나, 예술(가)의 공공재로서 가치를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인천 아시아 아트 쇼는 인천시와 연수구의 공공 기금을 지원 받았기에 아마도 2021년 송도 국제 도시에서 어떻게든 열릴 것이고, 지역 예술가의 경제적 어려움과 미술 시장을 이야기하는 아트 페어와 옥션은 계속 시도될 것이다. 하지만, 지역 문화예술인이나 단체, 공간의 자생력이나 재원조성이 여전히 아는 주머니에 의존하거나 장밋빛 꿈으로 포장해 지역 공공 기금을 손쉽게 전유하면서 미술 유통의 창작, 매개, 소비의 과정과 의미에 대해 아프지만 깊은 성찰이나 대안을 이야기하는 것이 가능할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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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칼럼은 2020년 12월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 이미지는 필자가 제공했으며, 사용 허가를 받고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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