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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우리동네 미술 찾기의 수고로움과 읽기의 괴로움

by 동무비평 삼사 2021. 8. 29.

지난 8월 1일 인천시는 2020년 공공미술 프로젝트였던 ‘우리동네 미술’ 프로젝트가 10개 군구별 20개 팀과 383명이 참여해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예술가들에겐 일자리를, 심리적 정서적으로 지친 시민들에겐 위안과 향유 기회를 제공했다며 보도 자료를 냈다. 지역 매체들은 해당 보도자료를 거의 가져다 쓴 기사로 ‘성료’라는 제목을 달았다. 총 4,152백만원을 공공미술 사업비로 사용한 설치형, 공간조성 및 전시형, 프로그램형, 기록형으로 했다는 그 사업들 찾아보기로 한다. 보도자료 뒷부분에 공공미술 프로젝트 현황을 붙였다고 하니 의외로 쉽게 확인 하겠는걸 했지만, 어디에도 없다. 낚인 걸까.

동구 우리동네미술 <人+木[휴]> (출처 : http://www.artmail.com)

중구는 37인 선정해 신포동과 연안동, 운서동 일원에 청동부조작품 13, 화강석 글판 8, 벽화 2, 조형물 5점의 작품을 설치했고 타임캡슐, 물고기 조형물이란다. 중구청 홈페이지에서 공공미술’ ‘우리동네 미술등으로 검색했지만, 작가 공모와 내부 평가회 게시물만 있다. 동구는 잇다스페이스가 주관해서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 옥상 쉼터에 다양한 조형물과 포토존을 설치해 문화체험과 휴식공간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조성했다는데 역시 구청 홈페이지에서 자료를 찾을 순 없다. 미추홀구는 더 심각했다. 구청 홈페이지에선 공고도 찾기 어려웠고, 기사에서도 수봉로 95번길에 벽화, 조형물 설치와 갤러리 벤치를 만들었다는 기사만 찾았다.

남동구 우리동네 미술 (출처 : 경인매일) 

계양구는 임학공원 무장애길을 대상으로 야외조각 작품 등을 설치해 다시 찾아 걷고 싶은 길을 조성했다는 데 구청 자료는 없고 계양구 공식 블로그(https://blog.naver.com/gyeyang_gu/222415258048)에 해당 프로젝트가 소개되어 있다. 남동구는 지역 예술인 41명과 소래포구 어시장과 청년미디어타워를 생활속미술관 조성을 프로젝트으로 조성했다는 게시물들로 대략적인 내용과 현장 사진을 올렸다. 계양구와 남동구의 경우, 해당 프로젝트의 주관과 주최 확인이 어려웠다.

 

옹진군 우리동네 미술 <안녕, 바다 > (출처 : 더청라)

옹진군은 컬렉티브 커뮤니티 스튜디오와 ()해반문화가 실행해 군청사와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전시, 영흥면 선재리, 장경리, 십리포에는 입체 조형 작품을 설치했다는 보도자료를 올렸다. 강화군은 석모도 만남의 광장내 공공미술 프로젝트 공모 게시물만 확인할 수 있었다. 섬에서 진행한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해당 작업의 결과나 내용 확인이 거의 불가능했다. 공식적인 행정기관 홈페이지나 매체 기사보다 참여 작가나 기획자들의 SNS에서 자랑과 홍보가 뒤섞인 자료에서 확인하기가 효율적이었다.

서구 우리동네 미술 (출처 : 뉴스피크)

이쯤 되면, 문화재단을 가진 기초자치구는 좀 쉽지 않을까 기대했다. 서구문화재단에서는 서구문화예술인협회의 <서구를 담은 예술, 예술 담은 서구>, 신진말발전협의체의 <기담 : 가늘게 굽은 이야기>(www.projectghidam.com) 선정 게시물을 확인할 수 있다. 부평구문화재단은 작가 모집 공고 게시물만 올라와 있고 내부 자료로 <우리동네 미술> <부평미술로> <십장시장> 프로젝트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다보니, 연수문화재단의 오프라인 전시와 온라인 콘텐츠 <낯낯곳곳>으로 참여단체인 카툰캠퍼스, 인천창조미술협회, 청학동2030, 연수구서예협회, 그린웨이브의 프로젝트 과정과 자료들을 소개하는게 특이할 정도다.

연수구 <낯낯곳곳> 전시전경 (출처 :인천문화통신 3.0)

그래, 과정형 공공미술이 대세이고 참여형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하느라 기획자, 작가들이 얼마나 고생하는데 인천의 우리동네 미술 현황을 <서울, 25부작>(http://seoul25.kr )처럼 한 번에 후루룩 파악하겠다는 얄팍한 게으름을 반성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문화뉴딜이라며, 예술가에겐 일자리를 시민들에겐 문화예술의 위로와 향유를 준다는 우리동네 미술의 선한 의도를 백번 양보해본다 해도. 이런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만든 기획자와 예술가 혹은 단체들의 과정과 결과에 대해 그 어떤 토론도 비평도 연구도 가능하지 않을 만큼 최소한의 정보나 자료조차 없다. 아마도 검색과 자료를 찾는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개별적으로 결과 도록을 만들기도 하고, 웹사이트나 SNS를 활용하기도 했겠지만 지역 미술계에서 적지 않은 공적 자금이 생겼을 때 지역 미술 생태계의 변화와 방향에 관한 그 어떤 공론의 장도 없다.  뒷담화, 소문, 한탄 아니면 자화자찬, 고생을 격려하는 것 뿐이다.  우리동네 미술의 공공성은 참여 예술인과 향유한 시민들로 한정되는 것일 뿐이고 행정 성과의 보도자료로 나오면서 마무리된다. 

미추홀구 우리동네 미술 (출처 : 중부일보)

굳이 공공미술의 한계와 가능성을 반복하고 싶지 않다. 시작하면 공공미술이 마치 예술의 사회적 실천을 위한 만능키로 기대했던 시절을 시작으로 제도와 정권에 따라 변종을 거듭하던 대규모 사업을 설계하고 만들었던 예술가들의 부조리와 욕망도 다시 생각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본과 제도에 포섭되어가는 예술에서 그나마 공공성이란 것을 기대하려 했던 남루한 희망도 다시 생각난다. 2020년 코로나19를 구실로 인천 곳곳에 뿌려진 21세기형 공공미술이 결국 80년대 민중미술에서 민중을 공동체로 치환하고, 조형 설치물보다 과정형의 우위를 강조하고, 지역성을 일차적으로 상징화하며 동시대 감수성과 동떨어진 조형물과 유행에 맞춘 균질화된 프로그램을 뒤섞으며 대상화된 공동체와 지역성을 제도적으로 전유하고 있다는 혐의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미술을 접해보지 않은 시민들이 예술가의 작품과 전시를 접하고, 생활권 문화향유차원에서 생활문화의 방법으로 공공미술을 만난다는 것에 의미와 필요에 동의하지 않는 건 아니다. 공공기금을 받는, 특히 공공미술을 비평하는 것이 다른 작업이나 전시보다 공격하거나 비평하기 수월할 수도 있다. 다만, 정말 궁금한 건, 인천의 '우리동네 미술'을 기획하고 추진했던 예술가들이 지금 여기에서 보여 줄 수 있는, 말하고자 하는 미술과 지역, 공공성이 과연 무엇이었는가에 대해 좀 더 솔직해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주민과 공동체, 지역과 장소성을 조화롭게 긍정하며 손쉽게 아트워싱하는 지역과 예술의 공모 뒤에 편하게 숨지 않고 말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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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문화체육관광부 국비 지원 사업 2020 공공미술 문화뉴딜 프로젝트 <우리동네 미술>에서 인천지역 현장에 관한 리뷰입니다.   

* 프로젝트 이미지는 본 글의 비평이나 분석의 대상이 아닌, 인천 우리동네 미술의 대표적 이미지로 찾은 사례로 필자가 제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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