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116

처음은 늘 그러하다. 처음은 늘 그러하다 ; 쌓아두기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자료들은 모서리가 구겨지고 색이 바라고 심지어는 손실된다. 2020년, 임시공간 자료실에 켜켜이 쌓아둔 인천 미술 자료들을 모두 꺼내어 아카이빙을 시도했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아카이빙’이란 쌓아두기만 반복하는 것이 아닌 분류체계를 갖고 선별하여 공공적으로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고민하는 일이었다. 익숙치 않았던 작업은 느리고 고되었다. 인천에는 시립미술관이 없고 공공이나 중앙기관에서 공개하는 아카이브 자료가 마땅치 않았기 때문에 어떤 체계의 레퍼런스를 얻기도 부족했으며 지역의 아카이브를 방문해도 자료의 양은 방대하나 체계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저장소는 없었다. 먼지 쌓인 자료들처럼 지역의 아카이빙은 그랬다. 흐릿하고 불분명했다. 보존하기 : 이미지 아카.. 2021. 9. 26.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는 중입니다. 폐쇄로 시국을 상쇄하다. 7월 9일, COVID-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본부장 : 국무총리 김부겸)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새로운 거리두기 4단계의 시행을 발표했다. 다중이용시설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별 수칙을 보면, 거리두기 4단계에서 ‘3그룹 시설’에 속하는 영화관 · 공연장은 ‘동행자 외 좌석 한 칸 띄우기’, ‘공연 시 회당 최대 관객 수 5,000명 이내로 제한’, ‘22시 이후 운영제한’의 운영지침이 세워졌다. 또한 ‘기타시설’의 박물관 · 미술관 · 과학관의 경우에는 ‘시설면적 6㎡당 1명의 30%’, 전시회 · 박람회의 경우에는 ‘시설면적 6㎡당 1명’으로 제한하는 운영지침이 마련되었다. 제한적임에도 불구하고 지난날들을 돌아봤을 때, 무조건적인 폐쇄는 아니기에 지역의 문화예술도 이제야 숨통이.. 2021. 9. 26.
인간과 길고양이의 관계를 ‘탁’ 비튼다는 것 “ 대체 몇 년이나 길고양이 밥을 줘 보고 이야기하는 거야” “ 내가 얼마나 많은 돈과 희생을 해왔는데... ” “ 이 아이들은 길고양이가 아니라 내 새끼라구 ” " 예술가라 역시 뜬구름잡는 이야기만 하시네요 " “ 그런 말들을 하는 건 우리 모임의 순수성을 해치고 분열을 조장하는 겁니다. ” 몇 해 전이었다. 한때 업종 변경을 생각할 만큼, 열심히 했던 동네 고양이 보호 활동에서 재건축 관련 문제로 첨예하고 복잡한 상황과 감정적이고 예민해진 관계들이 얽혔을 때 들었던 말들. (더 심한 말도 있었지만 정신 건강을 위해 생략한다.) 당시 문제의식을 조금 공유했지만, 각자 상처와 책임으로 애써 거리를 두고 있었던 그가 지나가는 말로 잡지를 내고 싶다 했고, 나는 말랑한 고양이 이야기나, 캣맘들의 희생이나 길.. 2021. 8. 29.
우리동네 미술의 무난한 내일을 지난해 여름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한 공공미술 프로젝트 ‘우리동네 미술’에 모인 우리동네는 모두 228곳이다. 228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강원도의 18개 시와 군이 모두 포함됐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수가 총 240개니, 228곳 가운데 강원도 기초단체가 모두 포함된 게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강원도 내 사업 현장은 거리 담장과 건물 외벽, 문화예술회관 또는 전통시장과 그 주변, 기차 역사나 바닷가 백사장 등 대개 ‘공공미술’ 하면 으레 소환되는 곳들이다( 참고). 우중충하다는 이유로 지역 출신 예술인의 얼굴 그림이 덧입혀지고, 지나는 사람이 제법 많다는 이유로 기념비적인 조형물이 보태졌다. 명품이 사치품의 다른 이름으로 종종 읽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몇 지자체가 내세운 ‘명품거리’(동해시), ‘명품도시.. 2021. 8. 29.
뉴딜하라! 문화제조창씨C 2020 공공미술 프로젝트 ‘우리동네 미술’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로 했던 전국적인 예술가와 함께하는 뉴딜 사업으로 작년 하반기 예술계를 뜨겁게 달궜던 프로젝트였다. 서울의 경우 수백 건의 공공미술 아이디어에 기금을 뿌려댔고 거기서 걸러진 제각각의 프로젝트는 실제 전문가의 컨설팅을 바탕으로 실현할 수 있는 여건을 테스팅했다. 이에 비해 지자체로 내려간 뭉치 돈의 기금은 우리동네에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쓰였고 어떻게 제작되었는지 관심 있는 몇몇 예술가들 제외하고 대부분 알 수 없었으며 그 진행과 홍보사례들은 문체부, 아트누리, 퍼블릭아트 홈페이지 등 한두 개의 공모사항을 제외하곤 각 시도 홈페이지 어디에도 운영사항이 나와 있지 않다. 이에 더 들어가 필자가 들여다본 청주시도 마찬가지. 사업을 주관한 청주시.. 2021. 8. 29.
우리동네 미술 찾기의 수고로움과 읽기의 괴로움 지난 8월 1일 인천시는 2020년 공공미술 프로젝트였던 ‘우리동네 미술’ 프로젝트가 10개 군구별 20개 팀과 383명이 참여해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예술가들에겐 일자리를, 심리적 정서적으로 지친 시민들에겐 위안과 향유 기회를 제공했다며 보도 자료를 냈다. 지역 매체들은 해당 보도자료를 거의 가져다 쓴 기사로 ‘성료’라는 제목을 달았다. 총 4,152백만원을 공공미술 사업비로 사용한 설치형, 공간조성 및 전시형, 프로그램형, 기록형으로 했다는 그 사업들 찾아보기로 한다. 보도자료 뒷부분에 공공미술 프로젝트 현황을 붙였다고 하니 의외로 쉽게 확인 하겠는걸 했지만, 어디에도 없다. 낚인 걸까. 중구는 37인 선정해 신포동과 연안동, 운서동 일원에 청동부조작품 13점, 화강석 글판 8점, 벽화 .. 2021. 8. 29.
작금 공공미술에 대한 단상 프롤로그 얼마간, 작년과 올해 시행했던 ‘우리동네 미술’ 프로젝트(공공미술 프로젝트) 백서들과 관련 자료들을 찾았다. 자료들은 주로 경기도와 그 주변부, 서울과 인천 프로젝트를 담고 있다. SNS에 올라오는 프로젝트의 과정 포스팅도 조금 보았다. 이 일에 열심을 다하고 싶지는 않았다. 나에게 그리 관심의 대상도 아니었지만, 미워하기도 민망한 선입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론은 안타깝고 불편한 심기를 마주하게 되었다는 것과, 민망한 선입견의 정체가 조금 더 확실해졌다는 지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공예술에 대하여 확정하고 싶지 않은 이 마음은, 실낱같은 무언가를 갈구하기 때문인 듯. 희망보다는 매우 미미한 그것을 향해 그냥 애증어린 불평을 해 본다. 불평들 2021년 현재, 여전히 공공미술은 공공성에 대한.. 2021. 8. 29.
누가 그 곳에 공공미술을 필요로 했는가? 전주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복합문화공간 팔복예술공장에(이하 예술공장) 올해 3월부터 설치되어 2023년 12월까지 운영되는 는 문화체육관광부의 공공미술프로젝트 ‘우리동네 미술’을 전주시와 전주문화재단이 주관한 것이다. 기획팀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는 4개의 팀으로 구성되었으며 예술을 통해 지역에 다가가고 예술공장과 인근 공간의 다양한 이야기를 생성하며, ‘열린 공유의 공간을 마련’함으로써 공공과 예술의 만남을 통한 관계망들의 형성을 목표로 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예술공장의 ‘열린 공유의 공간’을 지향하는 기획의도, 그리고 그 동안 미술 전시뿐만 아니라 창작활동지원, 예술 관련 놀이, 교육 프로그램과 문화행사 기획 등을 진행해 온 예술공장의 운영과 적절하게 부합하는 듯 보인다. 특히 약 20여년 간 방치되어.. 2021. 7. 25.
평면, 조형에서 벗어난 기록·공동체형 공공미술 프로젝트 COVID-19 위기 극복을 위한 문화뉴딜 사업인 공공미술 프로젝트 '우리동네 미술' 사업으로 한동안 전국의 문화예술계가 떠들썩했다. 2020년 전국 문화예술행정계가 9월 국비를 받고 참여 팀을 공모, 2021년 2월까지 긴급하게 진행한 이 사업은 미술계에서 일종의 긴급 고용 안정 지원금으로 이해되었다. 수개월 내에 사업을 수행하고 정산까지 마무리해야 하는 촉박한 추진 일정으로 시작 전부터 제기된 크고 작은 우려들이 현실이 되기도 했다. 이 중 대부분은 공공미술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지역 내의 충분한 의견 수렴과 고민을 위한 시간이 부족했던 탓이다. 제주도에서는 제주문화예술재단이 서귀포시 문화도시센터, 제주시 문화도시센터와 협력 체계를 구성하여 제주시 우도면과 금악리, 서귀포시 10개 마을에서 주민 .. 2021. 7. 25.
‘모두의 미술’로서 공공미술을 다시 생각하며 1. 관주도 공공미술의 빅뱅 문체부가 그간 추진했던 공공미술프로젝트를 살펴보면, 2009년부터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마을미술프로젝트’를 이번 ‘우리동네 공공미술프로젝트’의 전범으로 삼았음을 알 수 있다. ‘마을미술’과 유사한 ‘우리 동네미술’이라는 용어도 그렇고, 이명박 정부 들어 세계금융위기가 터지고 그 여파로 곤경에 처한 미술인들에게 공공미술로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예술뉴딜’이라는 문맥도 같다. 문체부의 첫 공공미술프로젝트였던 ‘아트인시티(Art in City)’(2006~2007)가 마을미술프로젝트의 전범이기는 하지만 두 사업은 그 배경과 방향이 달랐다. 아트인시티는 기존 건축물미술장식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새롭게 공공미술 제도를 도입하고자 했던 것으로, 특히 주민참여에 기초한 공공미술 모델을.. 2021. 7.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