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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의 동의, 참여가 곧 공공성의 확보로 이어지는가 COVID-19로 위축된 예술계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예술인들에게 일자리 지원 명목으로 기획된 ‘우리동네 미술'이 2021년 6월을 기점으로 대부분의 사업이 마무리가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는 국비 53억1500만 원을 포함해 총 66억1400만 원을 투입했고, 공모를 통해 총 17개 팀이 선정되어 13개구군에서 진행되었다. 그러나 사업이 종료된 현재 시점에서 13개 구군에서 진행한 사업의 결과를 보도자료로 홍보한 곳은 몇 군데에 불과하고, 구청 홈페이지 등에서 공모결과나 추진계획에 대해서만 언급되어 사업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살펴볼 수 있는 자료는 많지 않은 상황이다. 2020년 11월 24일자로 공개된 '우리동네 미술' 공모 선정 결과는 아래와 같다. 구‧군 내용 중구 ① 중구-1 .. 2021. 7. 25.
공공미술의 시계를 십여 년 전으로 돌려버린 ‘우리동네 미술’ 작년 하반기쯤이다. COVID-19로 힘든 예술인들을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공공미술프로젝트가 전국에서 펼쳐지기 시작했다. 미술계에서는 평소 볼 수 없던 대규모 지원사업이라 이 거대한 흐름을 관심 있게 지켜봤다. 전국 기초자치단체 228개소에 4억씩 일괄 지원하는 이 사업은 총 948억이라는 예산이 투여되었다. 기존 가장 규모가 컸던 마을미술프로젝트가 2009년 전국 21개소에서 시행되었던 것을 생각하면 이는 매우 이례적이고 파격적인 일이었다. 미술계에 이렇게 큰 예산이 투여되었으니 반가운 일이어야 하는데, 이 사업은 시작과 함께 미술계 내부에서부터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전국 기초자치단체의 인구나 수요를 생각하지 않고 일괄 4억씩 지원하는 방식부터 문제가 되었다. 더군다나 공공미술프로젝트의 특성상 설계와 .. 2021. 7. 25.
찰나의 순간, Back To The Past 기술 발전은 기록의 주요 수단이었던 종이와 연필을 디지털(스마트폰, 특히 sns)로 대체시켰고, 그로 인해 기록할 대상 선택에 있어 제약이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이는 곧 ‘찰나의 순간들’에 대한 맹목적 추구의 도래로 이어졌다. 과거의 경우, 기억(머리), 소리(귀) 등 신체의 여러 기관의 감각들에 의존한 기록이었다면, 지금은 시각(눈)으로의 제한과 집중으로 인해 시각적 충격을 주기 위한 자극성과 초 단위의 실시간 기록의 가능으로 인한 무분별과 무차별이 두드러졌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점차적으로 경쟁적 혹은 강박적 기록하기에 매달리기 시작하며 개인 즉, 나의 기록은 내 것이 아닌 우리 모두의 것이 되어버렸다. 이렇듯, 찰나의 순간들의 무조건적인 추구에서 비롯된 모순은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차원의 세상으로 .. 2021. 6. 27.
'씨를 심을 땅'을 찾는 '발견자' 씨를 심을 땅 대안적 삶, 전환, 삶에 대한 변화에 대한 요청이 성큼성큼 다가온다. 이것은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위기감이 삶의 곳곳에 침투하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기에 위기로부터 탈주를 꿈꾸기도 한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시대를 거치면서 예전과는 같은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것은 이미 직감하고 있을 것이다. 큰 변화를 목도한 후 왜인지 모를 낙관적인 마음이 낭만적이지 않게 느껴지는 건 무엇보다 ‘지금’,‘당장’ 어디론가 도망가고 싶은 우울감과 무엇하나 달라지지 않을 무력감 때문이었을까. 도심을 탈주하고 삶의 전환, 대안으로 지역살이는 하나의 방안처럼 보인다. 특히, 고령화 문제와 지역-지방 소멸문제로 인해 청년들의 일자리 사업이 확대되었고 사업 규모를 늘리면서, 이 문제를 일자리 사업으로 늘리.. 2021. 6. 27.
쇼윈도우를 밝히는 세 가지 압력, “삼중점”의 무대 인천 송도 신도시에 24시간 열리는 전시장이 한시적으로 들어섰다. “삼중점 (Triple point)”의 전시장은 신축건물의 빈 상가 자리에, 엄밀히 말하면 용도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장소를 잠시 점거한 화이트큐브이다. 전시를 찾은 사람들은 삼면의 쇼윈도우를 따라 남은 하나의 흰벽을 축으로 진자 운동을 하듯 관람하게 된다. 도심 속 쇼윈도우를 향해 회전하며 행진하는 조용한 의례가 펼쳐지는 시간, 몇 개의 전시된 작품들이 만들어내는 압력이 관람객의 응시를 붙잡는 이 곳은 ‘삼중점(Triple point)’이다. ‘삼중점(Triple point)’이란 물질이 고체, 액체, 기체의 세가지 상태가 균형을 유지하여 공존하는 특정한 온도와 압력의 지점을 말하는 화학용어이다. 이번 전시는 국동완, 민경, 이민하 세 .. 2021. 6. 27.
폭력적 창조 : 오래된 것들을 집어삼키는 새로운 것들에 관하여 어린 시절의 기억이지만 생생하게 떠오르는 몇 개의 장면들이 있다. 물이 갈라지며 새로운 땅이 나타났던 제부도, 보석인 줄 알고 어머니에게 선물한 감포 바닷가에서 주운 눈부시게 반짝이던 유리 조각, 주변 철물점에서 사 왔던 우리 집 백구 아롱이의 새로운 보금자리. 어지럽게 산재해 있던 기억의 조각들이 하나의 전시를 통해 이렇게 모이게 될 줄은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2021년 인천아트플랫폼의 첫 기획전시인 《간척지, 뉴락, 들개와 새, 정원의 소리로부터》는 더는 미룰 수 없는 ‘생태환경 보존’과 피할 수 없는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인천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인천아트플랫폼 B 전시실 벽면에 재생되고 있는 ‘찰스 림 이 용(Charles Lim Yi Yong)’의 프로젝트는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2021. 6.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