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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도시에 대한 일상적이고 예술적인 제스처 배다리 헌책방 거리와 경동 싸리재 길에 카페들이 하나둘씩 생겨나면서 젊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창고를 개조하거나 오래된 주택을 리모델링한 카페, 갤러리, 문화공간이 늘어나면서 문화 관광지로 뜨기 시작한 것이다. 도시재생, 가치 재창조의 이름 아래 원도심이 조명을 받으면서 특히, 중‧동구에 쏠리는 관심이 대단하다. 마을이 점점 카페 거리로 변해가면서 사람이 몰리니 눈살을 찌푸리는 일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중 하나가 쉽게 소비하고 아무렇게나 버려지는 일회용 플라스틱, 종이컵들이다. 플라스틱 컵들이 계단과 동네 곳곳에 버려지고 있는데, 사실 해양쓰레기로 바다 섬을 만들어내는 주범 역시 이처럼 썩지 않는 플라스틱들이 대부분이다. 주변 환경의 변화로 일회용 쓰레기에 관심을 쏟던 차에 마침 관련 전시가 배다리 .. 2021. 1. 31.
당신에게 평화란 무엇입니까? 서울 서교동에서 인천 교동도를 중심으로 평화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전시가 열렸다. 이번 전시는 공간 ‘듬’을 운영하고 있는 윤대희가 기획하였고, 고등어, 김수환, 박주연, 범진용, 손승범, 윤대희가 작가로 참여하였다. 강화를 기반으로 지역의 다양한 문화 컨텐츠를 기획하는 협동조합 청풍의 제안으로 이번 전시를 진행하게 되었다고 한다. 전시를 준비하면서 참여작가들은 교동도 리서치 투어를 진행하고 실향민의 자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등의 사전 활동을 진행하였다. 교동도는 강화의 북쪽에 위치한 섬으로 북한과의 거리가 2~3km에 불과한 남북 접경지다. 교동도에 대해 좀더 이야기하자면, 북한을 바라볼 수 있는 망향대가 있고 실향민이 터를 잡은 마을이자, 민간인 출입통제구역과 군사지역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 2021. 1. 31.
Other Residence Other Locality 그리고 Other Mapping 1.0 잠시 인천을 떠나 있다가 다시 돌아왔다. 마침 인천아트플랫폼이 10주년 기념 전시를 진행하는 해였다. 인천에서 미술학도의 길을 걷고 있던 대학생인 내게 인천아트플랫폼은 물리적으로는 가깝지만 심리적으로는 먼 대상이었다. 그렇게 열 해가 흘렀고,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이라는 제목으로 10주년 기념 전시가 열렸다. 그 중 ‘확장하기’ 섹션의 협력기획을 맡은 채은영 큐레이터와 함께 어시스턴트 큐레이터로 이 전시를 함께 진행하면서 개인적으로는 멀게만 느껴졌던 인천아트플랫폼이 조금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었다. 낯설면서도 낯설지 않은 이 곳에 다시 왔을 때, 내게 주어진 일은 전시의 ‘Other Mapping 1.0’ 섹션 큐레이팅이었다. 이 섹션은 두 가지의 다른 매핑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나는 지난 10년간 인천아.. 2021. 1. 31.
고양이를 만나러 갔다가 지역을 만났다. 2019년 5월, 부평아트센터에서 진행한 전시의 지킴이와 도슨트로 일했다. 전시 지킴이는 전에도 해보았지만 도슨트로 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미술 전공이 아니었기 때문에 조금은 버겁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전시가 진행되면서 점점 익숙해지고 재미있어졌다. 내 미술 지식의 한계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그 부분은 고양이에 관한 이야기로 충분히 보완할 수 있었다. 거리 출신 ‘길냥이‘들에게 관심이 많았고 고양이 동영상이라면 거의 다 섭렵해 왔던 터였다, 마침 전시를 위해 열린 ‘나비날다 책방’ 팝업 스토어에서 고양이에 관한 책을 빠짐없이 찾아 읽으면서 전시 설명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기도 했다. 전시 지킴이를 하는 동안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5월 가정의 달에 진행된 전시다 보니 평일.. 2021. 1. 31.
쉼과 봄의 공간, 인천서점 '인천서점'은 인천 중구 개항장 지구에 위치하고 있다. 이 지구는 인천역과 차이나타운, 바다를 배경으로 자유공원의 나지막한 숲이 뒤로 드리워져 운치있는 곳인데, 100년 가까이 있었던 오래된 창고를 활용한 예술창작공간 '인천아트플랫폼'이 운영되고 있다. 인천아트플랫폼 안에 있는 작은 카페 겸 서점이 바로 '인천서점'이다. 인천아트플랫폼 주변은 개항기 인천의 흔적과 역사적 기록이 많이 남아있는 곳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다. 최근 들어 인천역을 중심으로 신포동, 차이나타운, 동인천, 싸리재 길, 배다리 헌책방 골목까지 구도심 골목 구석구석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관광 명소가 되어가고 있는 느낌이다. 인천 출신이면서 이곳에서 살면서 인천 책 전문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는 나로서는 이런 모습이 좋기도 하면.. 2021. 1. 24.
사람과 디지털의 공감, 예술이 되다. 2019년 10월 11일부터 2020년 1월 31일까지 인천 중구 PARADISE ART SPACE에서 이라는 제목으로 개인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처음 전시의 타이틀을 보았을 때, 편하게 다가오지 않았다. 랜덤 인터내셔널? 피지컬 알고리즘? 일단 ‘랜덤 인터내셔널’이란 아티스트 그룹명인 것은 알겠다. ‘피지컬 알고리즘’은 그 사전적 뜻부터 찾아보았다. 피지컬은 인체의/물체의/자연법칙상이란 뜻이고, 알고리즘이란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절차, 방법, 명령어들의 집합이라 한다. 너무나도 이과적인 단어들이다. 이 개념들이 현대미술을 만나 과연 어떤 작품으로 구현된 것인지 상상하기 어려워 전시 설명을 미리 찾아 읽어보았다. "디지털 기술 발전을 넘어 디지털 환경 속 인간 존재에 대해 고민하는 오늘날 포스트 디.. 2021. 1. 24.